atelierjun
집대성
Program : Housing
Location : Seoul, Korea
Site Area : 186.00㎡
Total Floor Area : 419.82㎡
Building Scope : 5F
Photo : Namgoong Sun
보라매공원 옆 신대방동에 위치한 대지. 186㎡의 작은 면적에 5각형(가각전제로 인해 실제로는 6각형) 모습의 대지는 건축주가 원한 다세대주택을 짓기에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불투명한 수익성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 가능한 최대 면적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본 조건 위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건축주는 이미 다른 건축가들을 통해 몇 번의 설계안을 받아봤는데, 공교롭게도 동일하게 최대 볼륨을 확보하기 위해 정북일조 사선제한을 따르는 경사면을 가진 사선형 건물을 제안했다고 한다. 최대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최대 볼륨의 건물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지만, 사선형 건물 디자인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우리를 찾아온 건축주는 수익성이 좋으면서 이와는 차별화된 디자인의 다세대주택을 설계해 달라고 요구했다.
설계는 “최대볼륨은 최대수익”이라는 믿음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사실 일반적으로 숫자가 주는 객관성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지만, 데이터상의 면적보다 그 공간이 얼마나 효율적이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만약 5각형 땅에 맞게 5각형 건물을 배치한다면 최대 면적을 확보할 수 있겠으나, 이는 수치상으로 의미가 있을 뿐, 예각과 둔각의 내부 공간은 비효율적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루이스 칸의 작품인 프루흐터 하우스와 리처드 의학연구동에서 선보인 서브드 공간(Served Space)과 서번트 공간(Servant Space) 개념에 영감을 받아 5각형 대지의 각 변에 평행한 5개의 직사각형을 중첩시켜 배치했다.
1/2 이상의 개구부를 갖는 난간벽은 정북일조 사선제한을 넘어선 크기의 볼륨을 가질 수 있도록 했으며, 이로 인해 외형적으로도 사선형 건물보다 더 큰 건물이 되었다. 외벽과 일체화된 1/2 이상의 개구부를 갖는 난간을 만들기 위해 벽돌을 사용하였는데, 특히 그림자를 통해 조형성이 돋보이도록 밝은 색상의 단일 벽돌로 마감하였다.
내부공간의 경우 침실과 거실과 같은 서브드 공간(Served Space)을 직각의 공간에 우선 배치하고, 삼각형, 사다리꼴의 중첩된 자투리 공간에 부엌, 화장실, 드레스룸과 같은 서번트 공간(Servant Space)을 배치함으로 실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공간의 질이 아닌 양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사선형 건물보다 경사진 부분만큼 전체 볼륨이 작지만, 대신 각 층의 정북일조 사선이 적용되는 부분에 옥외 테라스를 만들고 이 테라스에 옥외 계단을 배치함으로써 공용면적을 줄여 그 면적만큼 각 세대의 전용면적을 키웠다.
더불어 경사가 심한 지역의 고지대에 위치한 건물의 입지로 인해, 각 층의 테라스에서는 주변의 간섭 없이 인접한 보라매공원을 조망할 수 있다.
정북일조 사선제한에 의해 계단식으로 set-back된 건물은 흔하지만, 5각형 대지의 각 변에 평행하게 배치된 직육면체들이 방향과 높이를 달리하면서 쌓인 모습은 대지의 악조건이 만들어낸 고유한 모습으로, 쉽게 차용하기 어려운 차별화된 조형성을 만들었다.